>중앙일보 생활건강에서 퍼온 글입니다.


--------------------------------------------------------------------------------

[국민건강 업그레이드] 1. 뇌졸중 누가 잘 걸리나

겨울 아침 불청객 뇌졸중…예방도 가능
고혈압 흡연자 발병 확률 20배

▲ 뇌졸중으로 반신마비 상태인 환자가 재활치료를 받고 있는 모습. 뇌졸중은 혈압약 복용과 금연 등 생활수칙에만 주의해도 대부분 예방할 수 있다.

--------------------------------------------------------------------------------
[관련정보]
- [뇌졸중 응급 대처법] 무조건 119 요청

--------------------------------------------------------------------------------

겨울 아침의 불청객, 뇌졸중(腦卒中)의 계절이 돌아왔다.뇌졸중이란 뇌혈관이 막히거나 터져 생기는 질환.

흔히 알고 있듯 뇌졸증(腦卒症)이 아니다. 여기서 중(中)은 '바람을 맞는다'는 뜻.

한방에서 말하는 중풍과 같은 질환이다. 지난 해에만 3만5천여명이 뇌졸중으로 생명을 잃었다. 암에 이어 사망원인 2위.

생명을 건졌어도 식물인간이나 반신불수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려야 한다. 뇌졸중 극복을 위한 방안을 4회 연속 기획으로 소개한다.

추운 겨울 아침,아래뜰 화장실에서 쓰러져 있는 노인.

우리가 알고 있는 전형적인 뇌졸중이다.날씨가 추우면 체열 발산을 막기 위해 혈관이 수축한다. 이른 아침은 교감신경이 가장 빠른 속도로 흥분되는 시기다.

여기에 용변 도중 갑자기 복압이 올라간다. 세가지 요인 모두 혈압을 올린다. 불과 직경 0.2~0.4㎜에 불과한 가느다란 뇌동맥이 혈압을 이기지 못해 터지면서 뇌졸중이 발생한다.

윗 사례는 뇌졸중을 일으키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바로 고혈압이란 사실을 보여준다. 뇌졸중 환자 10명 중 8명은 고혈압이 관여한다. 고혈압 환자는 뇌졸중에 걸릴 확률이 정상인의 4~5배나 된다.

그러나 고혈압만 갖고 뇌졸중을 모두 설명할 순 없다. 이론적으로 뇌혈관은 혈압이 정상 혈압보다 10배 가까이 높은 1천5백20㎜Hg까지 올라가도 터지지 않기 때문이다.

혈관이 말랑말랑하게 신축성이 있으며 내벽에 뇌졸중 콜레스테롤 덩어리가 끼지 않고 깨끗하다면 웬만한 혈압엔 충분히 견딜 수 있다.

문제는 나이 들면서 동맥경화로 혈관이 푸석푸석해진다는 것. 50세 이후부터는 나이에 비례해 뇌졸중 위험이 증가한다고 볼 수 있다.

흡연도 담배 속의 니코틴이 혈관을 수축시키고 동맥경화를 유발한다. 1.5~3배 정도 뇌졸중 발생률을 높인다.그러나 금연하면 5년 이내 뇌졸중 발생률이 비흡연자와 같은 수준으로 떨어진다.

이처럼 혈압.연령.흡연 등 뇌졸중 위험요인들을 이용할 경우 장래 뇌졸중 발생 확률을 예측할 수도 있다.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는 미국 보스턴대의 연구결과를 토대로 뇌졸중 계산 공식을 내놓았다.

비록 미국인을 대상으로 얻은 자료이긴 하나 현재까지 도출된 가장 과학적인 확률계산 방식이다.

이 공식에서 주목할 것은 심장병 유무. 특히 심방을 가늘게 파르르 떠는 부정맥인 심방세동(心房細動)이 있을 경우 뇌졸중 확률이 5배나 증가한다. 심방이 떨 때 심방에서 혈관 부스러기인 혈전이 잘 떨어져 나와 뇌혈관을 막아 버리기 때문이다.

이밖에 당뇨와 관상동맥질환(협심증과 심근경색증), 심장 비대(심전도 상 좌심실이 두꺼워져 있는 경우), 과음 등이 뇌졸중 위험요인이다. 이들 위험요인을 동시에 갖고 있는 경우 발생확률이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한다.

예컨대 고혈압이면서 흡연자일 경우, 혈압이 정상이면서 비흡연자인 경우에 비해 뇌졸중이 무려 20배나 많이 발생한다. 혈압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담배만 끊어도 뇌졸중 가능성을 20분의 1이나 줄일 수 있다는 뜻이다.

호모시스테인이란 단백질도 알아둘 필요가 있다. 혈액검사에서 이 단백질 수치가 높은 사람은 뇌졸중에 잘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속속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호모시스테인은 바나나.오렌지.시금치 등에 많은 엽산(葉酸)을 섭취하면 줄일 수 있다.

전문가들은 부위별로 원인이 달라 예방이 어려운 암과 달리 뇌졸중은 사전 예방이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연령만 제외하곤 ▶고혈압 ▶흡연 ▶당뇨 ▶심장병 ▶과음 ▶높은 호모시스테인 수치 등 대부분의 뇌졸중 위험요인은 생활 속에서 없앨 수 있기 때문이다.

◇도움말 주신 분=이종구심장클리닉 이종구 원장,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김종성 교수, 서울대병원 신경과 윤병우 교수

--------------------------------------------------------------------------------

[홍혜걸 의학전문기자.의사] [2002-11-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