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처녀 '물오른 봄바람' 주의보!

'계절성 기분 장애' 과다 감정 상승 땐 치료 받아야
살랑살랑 불어 오는 따스한 봄바람에 처녀 가슴도 싱숭생숭 흔들린다.

이래서 생겨난 말이 “봄은 여자의 계절이고, 가을은 남자의 계절”. 외설스런 표현으로는 “물오른 봄XX”나 “가을 X은 무쇠 솥도 뚫는다”는 말도 있다.

여성들 가운데는 유독 봄을 타는 이들이 많다. 봄만 되면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사고를 저지르게 되는 경우도 있다. 이를 틈탄 늑대들의 집중 공세가 이어지는 계절이 봄이기도 하다.

정찬호 마음누리신경정신과 원장은 “대부분의 사람들은 겨울에 비해 일조량이 많아지는 봄이 되면 감정 표현과 연관 있는 멜라토닌 호르몬의 분비가 많아져 기분이 들뜨게 된다. 하지만 그 정도가 심하다면 전문적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한다.

계절에 따라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는 질환은 ‘계절성 기분 장애(SAD)’. 봄 가을에는 과다하게 들뜨고, 여름과 겨울에는 우울증을 호소한다.

특히 여성은 남성에 비해 감성적 측면이 발달해 있어 멜라토닌의 분비량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실제로 일조량 변화에 따른 계절성 기분 장애는 여성이 두 배 이상 많다는 가설들이 입증되고 있기도 하다.

한방에서는 음양오행에 따라 봄바람을 타는 여성들의 경향을 설명한다. 봄이 되면 양기가 많아지므로 겨우내 움츠러들었던 음의 기운이 많은 여자들이 봄에 보다 민감하게 작용한다. 반면 남자들은 원래 양기가 많아 음기가 발호하는 가을에 외로움을 호소하게 된다는 것이다.

정찬호 원장은 “섹스 중독증으로 인해 주위에 피해를 주는 정도의 계절성 기분 장애 환자라면 약 처방을 받아야 한다. 우울증 환자라면 일조량 증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광선 요법을 쓸 수 있지만 과다 감정 상승 환자를 어둠 속에 가둬 놓을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한다. 약 처방으로는 원소 기호와 동일한 리튬을 처방하면 좋은 효과를 발휘한다고 전했다.

한방에서는 감정을 다스리는 간의 기운을 보충해 줄 수 있는 부추나 신 김치와 같은 신 맛이 나는 나물이나 음식을 섭생할 것을 권한다. 봄이 되면 시게 되는 김치는 이런 점에서도 절묘한 계절 음식이다. 반대로 현미나 매운 맛의 음식을 봄에 먹는 것은 간의 기운을 약화시켜 좋지 못하다.




박창진 기자 koma@dailysports.co.kr


입력시간 2003/03/23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