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유리가 깨지기 쉬운 이유
유리는 이론적으로 매우 강도가 높고, 실용화되고 있는 재료 가운데 강한 소재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유리는 제조과정에서 대기 중의 이물질 혹은 제조용 롤러(roller)와 접촉하면서 우리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작은 흠집(flaw)이 유리 표면에 발생됩니다. 이러한 미세한 흠집은 유리 고유의 강도를 크게 떨어뜨리게 합니다. 만일 밀폐된 무중력 공간에서 유리를 용융하면 유리 표면에 흠집이 발생할 수 없고, 유리의 인장강도(늘어나는 힘, tensile strength)는 철근 보다도 커질 수 있습니다. 유리는 압축응력(줄어드는 힘, compressive strength)에는 강하지만, 인장응력(늘어나는 힘, tensile strength))에는 약한 성질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빠른 속도로 야구공이 유리에 충돌하면, 공이 맞는 유리 표면에는 압축응력이 가해지게 됩니다. 이러한 압축응력이 유리에 가해지면, 반대측 유리면에는 이를 상쇄하기 위해 인장응력이 발생되고, 유리 표면 중에 있는 흠집에 인장응력이 집중되어 유리가 깨져 버립니다. 실험적인 결과에 의하면 일반유리의 파괴강도(MOR = modulus of rupture)는 약 500 kgf/㎠ 정도이며, 압축강도는 약 10,000 kgf/㎠, 인장강도는 약 1,000 kgf/㎠ 입니다. 참고로 실용적으로 사용되는 충격강도(impact strength)는 약 1kgf/m 정도(두께 5mm 기준)입니다.

2. 강화유리 제조방법
강화유리란 Float Glass(성형된 판유리)를 연화온도에 가까운 500 ~ 700℃로 가열하고, 압축한 냉각공기에 의해 급냉시켜 유리 표면부를 압축변형 시키고 내부를 인장변형시켜 강화한 유리를 말합니다. 강화유리는 보통 일반유리에 비하여 굽힘강도는 3 ~ 5배, 내충격성도 3 ~ 8배가 강하며, 내열성이 우수한 성질을 가지나 유리 자체의 내부에서 힘의 균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한쪽이 조금만 절단되어도 전체가 팥알 크기의 파편으로 파괴되므로, 강화처리 하기 전에 용도에 맞는 모양으로 제작됩니다.
표면에 열처리 후 급냉되는 공정이 추가되므로 투시성은 일반유리와 동일하며, 한계이상의 충격으로 깨어져도 작고, 모서리가 날카롭지 않은 파편으로 부서져 위험이 적은 특징이 있습니다.

3. 강화유리의 장점
가. 강도
유리가 깨지는 이유는 유리에 외력이 가해지면 유리 표면에는 압축응력이, 그 반대측 유리 표면에는 인장응력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만일 반대측 유리면에 압축응력이 작용하도록 하면, 인장응력에 저항할 수 있는 힘이 형성되므로 유리는 깨지기가 어렵게 됩니다. 강화유리는 이와 같이 일반유리와 달리 유리 표면에 압축응력이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강도가 높습니다. 강화유리는 원판 유리를 약 700℃로 가열하였다가 급속히 냉각시키는 열처리 공정에 의해 만들어 집니다. 과거 대장간에서 쇠붙이를 불에 달구었다가 물 속에 급히 식히는 열처리(담금질) 과정을 연상하시면 됩니다. 다른 점이라고 한다면 강화유리는 물 속에 넣는 것이 아니라 찬 공기를 유리 표면에 불어 준다는 점입니다. 강화유리의 유리 표면 압축응력층의 깊이는 유리 두께(d)의 약 15% 정도이고, 양쪽 유리 표면에 형성되어 있습니다. 이들 유리 표면의 압축응력은 700 ~ 2000kgf/㎠이며, 평균적으로 약 1530kgf/㎠ 정도 입니다. 또한 압축응력층의 깊이는 보통 100 ~ 300mm이고, 이 압력응력을 파괴하기 위한 강도(MOR = modulus of rupture)는 최소 1500kgf/㎠ 정도이어야 합니다. 물론 유리의 두께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으나 실험적인 결과에 의하면 일반유리의 강도(MOR)는 약 500kgf/㎠ 정도이므로 약 3배 정도 강화유리가 강합니다. 또한 일반유리는 인장강도가 약 1,000kgf/㎠ 이지만, 압축강도는 인장강도에 비해 약 10배 정도입니다. 반면 강화유리는 인장강도가 일반유리에 비해 약 3배 정도 크고, 압축강도 역시 약 1.5배 정도 큽니다. 실용적으로 사용되고 있는 충격강도(Impact strength)는 일반유리가 약 1kgf/m 정도(두께 5mm 기준)이지만, 강화유리의 경우는 약 5.5kgf/m 정도(두께 5mm 기준)로 5배 강도가 큽니다. 이러한 강화유리는 자동차와 철도 차량용 유리, 바람에 대한 높은 저항 특성이 요구되는 고층 빌딩의 외벽용 유리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나. 표면 압축응력
강화유리의 제조공정에서 일반 float 유리를 연화점(softening point; 유리가 유동성을 가질 수 있는 온도를 의미하며, 일반 소다석회 유리의 경우 약 650~700℃)까지 가열하였다가 유리 표면에 균일하게 찬 공기를 불어 주면 유리는 급격하게 줄어드는 힘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유리의 열전도율(0.65 kcal/m hr℃)은 금속(45 kcal/m hr℃) 보다 작기 때문에 유리 내부는 바로 식지 않습니다. 그래서 유리 표면층에는 압축응력이 발생하고, 그 반응력으로 유리 내부는 인장응력이 발생하게 됩니다. 결국 유리가 실온상태에 도달하면 한 장의 유리에는 인장응력과 압축응력의 균형이 이루어지고, 유리의 표면은 영구적인 압축응력층으로 둘러 싸이게 됩니다. 만약 외부의 강한 충격으로 유리 표면의 압축응력층이 저항할 수 없게 되거나 압축응력층을 넘어 유리 내부인 인장응력층까지 충격이 전파되면, 유리 내의 응력균형은 깨지게 되고, 순간적으로 유리가 잘게 파괴됩니다.

다. 안전성
우리는 박물관에서 아주 오래된 도자기 표면을 자세히 관찰하면 가는 잔금을 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잔금은 도자기를 불에 구울 때 도자기의 원재료인 점토와 표면에 광택을 내기 위해 바르는 유약(釉藥)과
열팽창계수(소재의 온도가 1℃ 상승함에 따라 늘어나는 정도를 나타내는 수치로 단위는 10-7/℃)의 차로 인해 발생합니다. 즉 도자기에 바른 유약과 점토를 동일하게 온도를 올렸다가 식히면, 서로 줄어 드는 속도 차가 발생하고, 이러한 차이로 결국 유약층의 변형을 일으켜 가는 잔금을 만들게 됩니다. 강화유리도 우리 눈에는 볼 수 없으나, 열팽창계수가 다른 2개의 유리층이 공존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즉 유리의 표면은 저팽창 유리층, 유리 내부는 고팽창 유리층이 됩니다. 따라서 외부 충격이 가해져 압축응력과 인장응력의 균형이 깨지면, 유리 표면과 내부의 열팽창계수 차이로 인해 잘게 파괴되는 속성이 그대로 나타납니다. 또한 강화유리에서 저팽창 유리층의 두께가 얇게 되면(도자기 유약층이 더 얇으면), 열팽창계수 차이로 인한 변형 속성이 적어져 깨진 파면의 크기가 커지고, 파편의 수는 줄어듭니다.